‘교전수칙’과 ‘제승방략’

by PacificTimes posted Mar 2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교전수칙’과 ‘제승방략’ 
승리의 필수요인은 지도부의 승전 의지와 일사불란한 지휘제계..
인류역사는 전쟁의 역사, 전쟁 두려워하는 지도자는 지도자가 아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9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가서 뛰지만 결국 투수의 능력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는 말이다.

영화를 감독예술이라고 하는 말도 있다. 배우의 기량이 물론 중요하지만 역시 감독의 손에 작품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전쟁은 어떤가?  병사들의 훈련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지휘관이 무능하거나 겁쟁이라면 싸움은 백전백패일 것이다.

이처럼 전투나 전쟁에 있어 지도부의 작전능력과 전투의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임진왜란 당시를 한번 돌이켜보자.

침략자인 일본은 풍신수길이라는 희대의 걸물이 총사령관이 되어 오랜 전국시대를 통해 비축한 전쟁 역량을 총동원, 그야말로 세계최강의 군대를 이끌고 덤벼들었다.

반면 침략을 당한 조선은 건국 이후 200년 동안 변방 오랑캐들이 일으킨 약탈 수준의 소규모 전투말고는 제대로 된 전쟁 경험이 없는데다 선조를 비롯한 정치 지도부는 칼 한자루 휘두를 힘조차 없는 약골들이었으니 가히 족탈불급이었다.

게다가 지휘부의 무능을 더욱 부채질한 것은 ‘제승방략’이라는 조선의 병법이었고 이를 사용한 방어체제는 결정적인 모순을 드러냈다.

제승방략은 기본적으로 각 지역에 주둔하는 일선 병졸들을 중앙에서 파견한 지휘관이 통솔하도록 짜여진 편제였다. 지방군벌의 발흥을 막아 역모의 소지를 없앤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일단 유사시 지휘부의 공백상태를 피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런 까닭에 당시 총사령관 격인 신립과 이일은 현지 사정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전선에 당도했고 그나마 기다리던 군졸들은 하나둘 흩어지는 바람에 어중이 떠중이들을 긁어모아 전투에 임했으니 최강의 일본군 정예병들에게 어육 신세가 되는건 예정된 수순에 불과했다.

신립은 탄금대 앞을 흐르는 강물에 빠져 전사하고 이일은 적군의 추격이 급해지자 장군복을 벗어 던져버리고 알몸인 채 달아났다.

제승방략은 무능한 방어체제인 동시에 폐단 또한 많았다. 중앙에서 파견되는 지휘관을 기다리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군졸들을 반란군으로 오인하고 아군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불상사 마저 속출하니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해지고 군대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이처럼 엉성하기 짝이 없는 조선군을 상대로 일본군은 가히 초스피드의 진격 속도를 과시하며 부산상륙 보름만에 서울을 함락, 일찌감치 승패를 결정지었던 것이다.

전쟁에서 초반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제승방략은 임진왜란 초기에 조선군의 방어체제를 허물어뜨리는데 일조 했던게 사실이다.

전쟁에 있어서 승리의 필수요인은 지도부의 승전의지와 일사불란하고 신속한 지휘체계의 확립에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보면 더욱 절실한 요구사항이다.

북한군의 선제공격에 한국군의 대응은 항상 몇 박자 늦고 뭔가 우물쭈물대는 모습이다. 묵사발이 되고나서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면 그제서야 교전수칙에 준하는 보복 어쩌고 하면서 뒷북이나 치다가 또다시 잠잠해지고 만다.

교전수칙에 뭐가 적혀 있는지는 몰라도 군을 제쳐놓고 군 경험이 전무한 대통령과 청와대 보좌관들이 교전수칙을 들먹이며 사사건건 군 지휘부의 발목을 잡아채는 것은 마치 이순신장군을 무릎 꿇리고 큰소리치는 선조 임금의 용렬한 작태를 연상시킨다.

그뿐인가? 아군이 얻어 터지고 있는데, 뒤에서는 같은 민족끼리인데 좀 맞아주면 어떠냐고 비아냥대는 좌파들에다, 대통령과 보좌관들은 교전수칙이나 꺼내들고… 웬만하면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설교하는 나라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자칫하면 전쟁으로 확대될까봐 겁이나서 그렇다는데, 전쟁을 겁내서는 지도자라 할 수 없다.

인류역사는 ‘전쟁의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닐진데 이토록 싸우는걸 두려워해서야 호랑이 같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운명이 순탄하게 굴러갈지 실로 의문이다.

결사항전의 기백없이 전쟁의 승리는 없고, 전쟁의 승리없이 국가의 행복한 미래는 없다.

구걸로 얻어진 거짓평화, 돈을 주고 산 잠깐의 평온은 신기루일 뿐 필연코 더 큰 침략과 전쟁을 부른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ㅁ 이경목 -www.usinsideworld.com- 캐나다 지사장


Articles

1 2 3 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